티스토리가 웃긴 게 노래를 고르다 보니 업로드했다가 삭제한 기록까지 다 저작권 위법이라고 뜨더군요.
어쩔 수 없이 삭제한 녀석입니다 크흑 ㅠ.ㅠ
원래 소시민은 그런 사정을 안고 사는 것이지만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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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뭐예요? 애인 전화?”
“……너 연애 많이 해 봤냐?”
“예?”
“아니다. 일 해라.”
“?”
어리둥절한 표정을 짓는 후배를 내버려두고 자리에서 일어나 문 밖으로 나왔다. 어느덧 쌀쌀한 바람이 스치는 걸 보아하니 확실히 가을은 가을인 모양이다. 개편 특집 다큐멘터리를 담당하게 된 터라 강원도에 오게 된 것까진 나쁘지 않았다. 아직 신참내기고 여기저기 뛰면서 얻는 것도 많으니까. 경험의 일환이라 여기면 고생은 해도 억울할 정도는 아니다.
물론 김려욱은 아니었지만.
사실 시작만 봐도 자신이 한참 지고 들어갔다. 그래, 안다. 자신이 얼마나 유치했는지. 은혁은 자신더러 미련하다 했지만 그때는 친구만으로도 좋았으니까. 하필
극적으로 사귀게 된 것까진 좋았는데 문제는 김려욱의 태도였다. 그 놈의 자존심 때문에 고생한 거 생각해서라도 이렇게까지 자신을 찬밥취급 하면 안 되는데. 김려욱은 아닌 모양이다. 고생해서 얻었으니 더 상전으로 모셔라 이건가? 뒷통수를 벅벅 긁으며 담배 꽁초를 신경질적으로 잘근잘근 물어댔다.
정말 엄마가 보고 싶다. 김려욱아. 나 엄마 보고 싶다고. 응? 응??
…이동해 많~~이 죽었다….
#. 오십보백보 (Not Friends Not Yet Lovers)
- 막상막하 (Just Friend) 번외
그 날을 잊지 못 한다. 김려욱을 반찬으로 몽정했단 다음날 아침을. 당장 팬티를 박박 빨아서 널어야 하는 것도 잊고 눈만 멍하니 뜨고 천정만 바라봤었다. 그 멍청했던 어린 날의 자신은. 사실 말이 안 되는 얘기니까. 세상에 누가, 그것도 동성 친구를, 꿈에서 보고, 흥분을 한단 말인가? 물론 이 넓은 대한민국에, 뒤지면 몇 명은 나올 수도 있겠지. 하지만 분명한 건 려욱이 자신을 반찬으로 몽정할 리는 없으리란 사실이었다.
그 날 아침에 형이 자신을 일으켜서 뺨을 한 번 때리고, 두 번째 때리려는데 기겁해서 소리 지르며 떨어졌었다. 이러는 자신을 처음 본다고, 무슨 일이냐며 말해보라는 형에게 솔직하게 말할 수는 없었다. 그냥 꿈을 꿨는데 그랬다고. 고작 그런 일로 멍하냐며 자신의 머리를 헝클어뜨리는 형의 웃음을 보며 차마 그 상대가 려욱이라고 말할 순 없었다.
그리고 더 심각한 문제는 하필 그 날이 월요일 아침이란 것이었다. 즉 덕분에 일주일 내도록 려욱을 보고 피해 다녀야 했다. 혹여 다가올 새라 줄행랑을 치는 자신에게 결국 려욱이 참지 못하고 토요일 오후에 복도에서 소리를 질러 윽박질렀었다.
아, 하필이면 전주에 서로 쪼잔 하다면서 비난한 일이 있는 다음일 필요는 또 뭐야….
그래서 려욱이 그랬다. 그래, 너 안 쪼잔 하다고. 됐냐고. 이 쪼잔한 놈아. 그랬다.
그리고 울어버리는 바람에 선생님께서 지나가시다가 자신을 보며 혀를 차셨었다.
**
무서워서 처음에는, 전화번호부를 뒤져서 청소년 상담실로 전화번호를 알아내고는 몇 번이고 걸려다 말았다. 학교는 믿을 수가 없었다. 그 좁은 학교에서 소문이 나면 어떻게 될까. 려욱이 그 이야기를 들으면 무슨 말을 할까. 자신에게 먼저 다가온 것은 좋아한다는 것을 안 후의 설렘이 아닌 두려움이었다.
게다가 려욱은 동성애라면 꽤나 기분 나쁜 표정을 지었다. 그런 표정을 자신에게 짓는다면 견딜 수 없겠지. 려욱이 자신을 외면한다 해서 자살할 생각은 들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멀쩡히 살아갈 자신도 들지 않았다. TV에서 예전에 보았던 동성애에 관한 다큐멘터리도 생각 나고. 그걸 보던 아이들 반응도 기억났다. 확실히 기억나진 않았지만 려욱은 꽤 진지하게 봤었다. 그리고 쉬는 시간에 그 이야기를 하면서 자신은 이해할 수 없다고. 그 말까지도.
뻔했다. 고백이란 건 말도 안 되는 얘기다. 하면 어떻게 될지 너무 알기 쉬웠다.
그래도 전화는 해봤다. 혹시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가르쳐주려나 싶어서.
「저… 제가… 고민이 있어서요….」
「네. 말씀해주세요.」
「제가… 저… 남잔데…….」
「네. 혹시 성관계로 인해서 고민하고 계신 가요? 괜찮아요. 실수예요. 너무 자책하지 말아요. 부모님은 모르시죠?」
한참 나이가 든 후에는 그 사람이 상담 경험이 적거나 아르바이트 생이겠거니, 하는 생각에 웃었다. 괜찮다. 실수다. 이 두 마디가 너무 이상하게, 아팠다. 안심하라고 해준 말일 텐데. 겁먹지 말고 자신에게 털어놓으라고 한 말이었는데. 그 말 다음에 부모님 얘기가 나오자 마자 견디지 못 하고 끊고 말았다. 중학생인 자신이 감당하기엔 너무 무거워서.
그 날 문을 잠그고 펑펑 울었다. 학원에 가는 날인데도 가지 못 해서 전화가 왔는데 아파 보였는지 부모님께서 가지 말라고 하셨다. 너무 운 탓에 머리가 아프고 열이 난 건지, 아파서 열이 나고 울음이 났는지. 자신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그 어디에 단 한 명이라도 있을까. 이동해가 친구를 좋아한다. 그런데 그 친구는 남자다. 이동해도 남자다. 누가, 이해할 수 있을까. 이런 자신을. 못 할 거야.
그래서 일부러 원서를 먼 고등학교로 썼다. 좀 잊자고. 좀 비워내자고. 다행인지 그 고등학교에 붙었다. 나중에서야 그 고등학교는 지원만 하면 자동으로 가는 곳임을 알았다. 공립 고등학교라 그런지 꽤 널널한 분위기였다. 아이들도 착했고 선생님들도 괜찮았다.
겨울 방학이 끝나고 고등학생으로 새 학기를 맞았다. 그리고 몇 주가 흘렀다. 방학 동안 같은 학원을 다녔는데 새 학기가 되니 려욱이 연락을 하지 않았다.
너도 지겨웠겠지. 그러고 놓으려 했는데. 생각해보니 억울하더라. 누구는 3년 내도록 자기 때문에 그렇게 마음 고생했는데. 지 마음 아니라고 이렇게 함부로 내팽개치냐. 나쁜 놈. 그래서 전화번호를 어떻게 기억해냈는지 꾹꾹 누르고 보니 이미 신호음이 가는 상태였다. 려욱이네 어머님께 려욱이를 바꿔 달라고 해서 제일 먼저 했던 말은 왜 연락하지 않느냔 항의였다. 려욱은… 그때 황당하다는 듯…… 웃었던 것 같다….
「너 려욱이 좋아하냐?」
「뭐?」
상대적으로 학교가 가까워서 자주 만났던 은혁이가 툭 던진 말에 재빨리 아니란 대답도 하지 못 했다. 그저 내가 잘못 들었겠거니. 멍하니 은혁을 바라보고 있으려니 은혁이 미간을 찌푸리고 다시 또박또박 물었다. 좋아하냐고, 김려욱.
은혁이 물어올 거란 생각은 한 번도 한 적이 없어서 굳어진 표정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 몰랐다. 누가 뒷머리로 바위라도 던져서 그 바람에 서늘해진 기분이었다. 비껴났음에도 그 충격에 몸이 굳어 움직이지 못하는 것처럼. 겨우겨우 빈 공간에 들어찬 숨을 천천히 뱉어낸 후에도 바보가 됐는지 눈도 못 마주치고 어쩔 줄 몰랐다. 당황해서 있자 은혁이 소리를 질렀다. 뭐하는 짓이냐고. 니가 지금 가진 감정이 뭔진 아냐고.
울기도 하고, 애원도 하고, 소리도 지르는데 왜인지 자신에겐 하나도 들리지가 않았다. 은혁이 자신의 앞에서 그러는 것이 꼭 다른 세계의 사람처럼 느껴졌다. 결국 은혁이 멱살을 잡았을 때도, 한 대 맞은 후에도 멍하니 자리에 앉아서 그를 쳐다봤던 것 같다.
「혹시… 알아? 려욱이가… 설마…….」
「알긴 뭘 알아, 개새끼야. 모르지. 하나도 모르지. 니가 설마 그럴 거라곤 생각도 못 하지!!!!!!!」
「…다행이다….」
그리고 웃기 시작했는데. 맞은 볼이 아파서 감싸던 손이 올라가더니 눈을 가렸다. 눈 앞이 어두우니 차라리 남을 상관 않고 울 수 있었다. 잊은 줄 알았던 상처는, 마음은 전혀 그렇지 않고 되려 그만큼 살아나서 울릴 수 있을 만큼 울리고 싶었는지. 끝내는 통곡하면서 울었다. 그런 자신을 은혁이 욕했지만. 모르는 것은 아니었다. 자신이 어떤 길을 선택한 것인지는 이미 몇 년 전에 뼈저리게 알았기에.
은혁아. 나 바보 같지. 병신 같지. 진짜 또라이 같지.
그래. 이동해 또라이다. 바보야. 감추려면 제대로 감추지, 너는….
**
려욱은 종종 연기를 하고 싶다고 했었다. 그 소원을 반증이라도 하듯 대학교에 오자마자 제일 먼저 달려간 곳은 연극부 오디션이었다. 피디가 되고 싶다고 입버릇처럼 말했기 때문에 려욱은 설마하니 자신 때문에 학과를 고르고 같은 동아리에 가입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하는 것처럼 보였다.
좋아한다는 감정이란, 사실 그렇게 오랫동안 체념하려는 상태로 보내다 보면 자연스럽게 가슴이 무뎌지게 된다. 때로 무너질 듯 아파 와도 그건 그때이고, 평소에는 잊을 수도 있을 만큼 둔해질 수도 있게 된다. 그런데 그건 기분 탓인지, 심장은 가벼운 한마디에도 아프지도 않은지 뛰어댄다. 분명 눈에 보이지 않는 동안은 걷다가, 밥 먹다가, 잠깐 생각나다가 다시 다른 일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눈에 보이면, 그때부턴 되려 더 절절하게 원하게 되어 감당할 수 없을 지경이 되어 버려.
무슨 생각이었는지 그 날은 은혁이 아닌 려욱일 불렀고, 그는 와 주었다. 그때 만나던 여자애 이름을 들먹거리며 울었지만 사실 그 눈물은 널 향한 것임을 알고 있니. 그 후에
동성애는 싫다며 얼굴을 찌푸리던 너에게 배신감을 느낀 게 아니야.
꿈인 줄만 알았던 그 날의 환상이 사실임을 알았을 때 너무 미안했어. 좋아하는 마음은 왜 그렇게 서툰 걸까. 마음도 없이 사귀었던 여자애들이 나를 떠날 때도 미안하진 않았는데. 네가 상처 입었다 생각하니 나에게 화가 나서 널 윽박지르고.
알고 있니. 너는 그렇게 나한테 소중한 사람이야. 알지 못 하게 포장하려, 내 보이지 않으려, 얼마나 애썼는지 알고는 있니. 그 날의 내 말은 진심이었다. 원한다면 돌아가겠단 그 말에 조금의 거짓도 없었음을.
**
아, 생일인데 정말 비참하다. 그래, 이것도 다 수련의 일종이다. 그런데!!! 생일에 집에도 못 가고 이렇게 타지에 나와서 촬영분량 다 찍었다고 술이나 붓고 있는 건 뭐다냐. 아~ 일찍 돌아가기나 하지 뭐 하러 뒷풀이는 한다고…. 휴대폰을 꺼내보니 역시나 냉정한 이 김려욱은 문자 한 통 없다.
안다, 알아. 친구에서 연인이 되는 게 얼마나 이득 없는 짓인지. 서로 볼 꼴 못 볼 꼴 다 봤는데 사귀면 닭살은 꿈도 못 꾸지. 쑥스러우니까 못 하겠다고. 안다고, 알아. 그래서 분명 나는, 12시에 땡 하고 전화 오는 건 꿈도 안 꿨다! 그때 시체처럼 자고 있었으니까. 근데 김려욱, 너 나 내려올 때도 게임하고 있었잖아?? 밤 늦게까지 게임하고 폐인처럼 살고 있었잖아?? 어떻게 문자 한 통 안 보내니??? 내가 피곤할 까봐 걱정돼서?? 아침에 전화 안 받은 것도 그래서니??? 차라리 그렇다면 비참하지도 않지. 분명 이 녀석은 까먹고 있는 것이다. 이런 붕어 대가리!!
분을 삼키며 소주를 혼자 부어서 마시고 있는데 갑자기 다들 일어나서 춤추는 분위기다. 잠깐, 잠깐. 왜 이래. 다들. 누가 뽕짝 틀었어!!! 기겁하고 안겨오는 후배와 뽀뽀하려는 선배와 잡으려는 손길들을 뿌리치고 후닥닥 튀어나왔다.
가을 밤의 산은 정말 추워서 음식점 밖에서 담배를 피고 돌아가려다 포기했다. 내일 아침 갈 수나 있으려나. 오후에나 가겠지. 내 생일은 다 끝나고. 아, 정말 이게 뭐냐고~!!
짜증을 내며 숙소 문을 벌컥 여니 풍선들이 튀어나온다. 뭐야… 방 내일 빼주기로 했는 거 아닌가. 그보다 이 숙소 아줌마는 왜…
“생일 축하해, 이동해.”
“……으어…….”
“Happy birthday to you~ Happy birthday day to you~ 사랑하는 이동해~ Happy birthday to you~.”
“…하…하하하…하하하하…….”
리본을 머리에 묶고 조그만 케익을 들고 오며 부르는 노랫가락에 그저 꿈 같아서. 멍하니 서 있었다. 이대로 사라지지 않았으면 싶어서 확 끌어안으니 등을 두드리고 난리다. 왜. 오빠 품이 너무 넓어서 눈물이 나니? 취한 터라 평소 하지 못 하는 닭살 멘트를 날리며 실실 쪼개고 있는데 귀가 아프다.
“악!!!!! 케익 안고 있는데 안으면 어떡해!!! 옷에 다 묻었어!!! 바보!!!”
“려욱아~ 려욱아~ 우리 이쁜 려욱이 없으면 나 정말 어떻게 살지…?”
“나 와서 좋아?”
“좋지~ 좋고 말고지~. 완전 기분 짱 좋지~.”
“술 취해서 또 헛소리하는 거면 내일 뺨 열 대야.”
“그 전에 뽀뽀 열 번.”
“입만 살아선…. 삼십번!!”
괜찮아. 남들처럼 닭털 날리면서 사랑하지 않아도. 세상에서 제일 예쁜 네가 날 사랑하고 있으니까.
(남은 이야기)
“근데 우리 언제 들어가? 완전 추워 뒈지겠다고.”
“
“아 그게 왜 내 탓이야! 너 왜 반말이냐?!”
“해준 거 없다고 윽박지른 게 누군데!! 씨바 내가 다시 이 닭털들 보러 오나 봐!! 풍선 분다고 쌩난리 떨어줬더니 은혜 모르는 나쁜 김려욱….”
“야, 춥다. 붙어, 붙어.”
“악- 허리 잡지마! 손 내리지마!! 야!!!!!”
--------------------------------------------- Thank you!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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